secret crush! 그래봤자



하고싶은 말을 이왕이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영어로 이야기하고싶어서 
올해부터는 영어공부를 해볼거라 HelloTalk라는 앱을 쓰기 시작했다.
배우고싶은 언어를 설정해두면 언어파트너를 찾아주는 채팅 앱인데 보통 언어파트너를 찾을 때 남성의 경우 여성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(지극히 내생각), 나의 경우는 only 학습만을 위해 덜 부담스러운 또래 여성을 파트너로 추가해놓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울렁증때문에 내가 먼저 말 거는 경우가 거의 없고 누군가의 요청으로 대화를 시작하게되면 열이면 열 남성이었다. 
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대충 이런 식. 

Hello?
Hi?
Nice to meet you.
What is your name? 
How old are you?
How are you?

이런 진부하기 짝이없는 레퍼토리는 국경을 초월하는데 내 입장에선 새로운 방식의 인사를 하고싶어도 프리토킹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니까 대답만 하다가 곧 울렁증이 오면 읽씹모드에 돌입하고는 내멋대로 대화를 끝내버리는게 다반사였다. 이런식으로 가다가는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아 용기를 내서 경리단에 산다는 마틴과 친구가 되었다. 직업소개 산을 넘고 취미이야기로 넘어가자 제발 이 것만큼은 물어보지 마라 했으나 남자친구가 있냐고 묻는 마틴에게 곧바로 I have a secret crush on my friend 라는 말로 철벽을 쳤는데 Why don't you tell him 하길래 I want our friendship to be eternal 이라고 대답했다. 영원이라니 존나 웃기지만 똑똑한 마틴은 잘 알아듣고 다른사람을 사랑하라는 조언 비슷한 걸 해줬다. 

하아.
험난한 언어공부의 길 저 끝에는 정말 맛있군요 라고 하기보다는 존맛이라고 말하는 내가 있지만, 지금의 나는 짝사랑도 시크릿크러쉬라고 그것도 네이버 사전에 짝사랑이라고 검색해서 나온 단어를 무작정 믿고써보는 촌스러운 수준에 있다는 것이 서글프다. 
사실 좀 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그보다 더 서글픈건 저게 단순히 철벽이 아니라 실제로 나이 이만큼이나 먹고 친구를 짝사랑 중이라는 것. 이 글을 시작하게된 이유도 이걸 말하고 싶어서. 기승전짝사랑. 그것도 친구를. 넘나슬픈것.

그래서 요즘 내 머리 위에는 유독 잔뜩 먹구름이 끼어있다. 


#또다시사랑 #너무아픈사랑은사랑이아니었음을 #울희우뎡뽈엡



덧글

  • 2016/01/19 18:01 #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2016/01/19 18:32 # 비공개

    비공개 답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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